태국발 밀수 의혹 확산…훈 마넷, ‘석유 밀수’ 전면 수사 지시
캄보디아 정부가 태국산 석유 밀수 의혹과 관련해 전면 수사에 착수했다. 정부는 동시에 국내 연료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훈 마넷 총리는 지난 4일(현지시각), 태국 국적 선박에서 다른 선박으로 석유를 옮기는 장면이 담긴 약 1분 분량의 영상이 유출되며 논란이 확산되자 즉각적인 조사 지시를 내렸다. 해당 영상에는 캄보디아어를 사용하는 선원들이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태국산 연료의 불법 반입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다.
훈 마넷 총리는 “태국에서 캄보디아로 이어지는 불법 석유 밀수 네트워크에 대한 보도를 확인했다”며 “사실로 드러날 경우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관련 기업이 연루된 것으로 확인되면 즉각 면허를 취소하고, 공무원이나 군 관계자가 개입했을 경우 예외 없이 해임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번 수사는 국가경찰청장 사르 텟, 광물에너지부 장관 케오 로타낙, 관세청장 쿤 넴 등 주요 인사들이 주도한다. 총리는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논란과 별개로 연료 공급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캄보디아는 2025년 6월 태국과의 국경 갈등 이후 휘발유와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을 중단했으며, 이후 대체 공급망을 확보해 태국 의존도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훈 총리는 “현재 태국산 연료를 수입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유출 영상의 진위와 실제 밀수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물류업계에서는 일부 보도가 과장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도, 사실일 경우 양국 민간 사업자 간 이익을 노린 불법 거래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규제가 엄격한 만큼 정식 허가 업체가 개입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국경 통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해상 운송이 주요 물류 경로로 떠오른 점도 변수로 지목된다. 연구자들은 육로가 사실상 차단된 상황에서 해상 경로 관리가 취약할 경우 불법 거래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 사안은 캄보디아의 대외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가 에너지 자립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밀수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책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태국 제품 불매 움직임과 일부 수입 유지 정책이 엇갈리면서 정책 일관성 논란도 확산되는 양상이다.
한편 태국 측도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누틴 찬위라꾼 부총리는 지난 2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석유 밀수 행위를 “비열한 범죄”라고 규정하며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현재까지 양국 정부는 구체적인 용의자나 수사 진척 상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사건의 실체가 확인될지 여부에 따라 양국 간 에너지 협력과 국경 긴장에 미칠 파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정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