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스캠 조직엔 최대 종신형… 캄보디아, ‘온라인 범죄와의 전쟁’ 법제화
캄보디아 정부가 급증하는 온라인 사기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강력한 처벌을 골자로 한 법안을 마련했다. 조직적 범죄나 사망 피해가 발생할 경우 최대 종신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처벌 수위를 대폭 끌어올린 것이 핵심이다. 다만 범죄에 연루되지 않은 건물주 등 일반 시민의 권리는 보호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담겼다.
쾌읏 릿 법무부 장관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온라인 사기 대응법’ 초안을 공개하며 “급속히 확산되는 초국경 사이버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포괄적이고 강력한 법적 수단”이라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같은 날 상원을 통과했다.
법안은 총 5장 24개 조항으로 구성됐다. 일반적인 온라인 사기 범죄의 경우 2~5년의 징역형과 2억~5억 리엘(약 5만~12만5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조직적 범행이나 다수 피해자가 발생한 경우에는 형량이 5~10년으로 늘어나고, 벌금도 최대 10억 리엘까지 상향된다.
특히 ‘온라인 사기 센터’ 운영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처벌이 적용된다. 단일 시설 또는 네트워크 형태로 이를 조직·운영할 경우 5~10년의 징역형이 내려진다. 여러 지역에 걸쳐 연계된 범죄 조직일 경우에는 10~20년형으로 강화된다. 사기 범죄와 연관된 활동으로 사망자가 발생하면 15년 이상 징역 또는 종신형까지 선고할 수 있다.
사기 조직을 위한 인력 모집과 교육 행위도 처벌 대상에 포함됐다. 해당 행위로 유죄가 인정될 경우 2~5년의 징역형이 내려지며, 폭력이나 불법 감금, 고문 등이 수반될 경우 5~10년형으로 가중 처벌된다. 이는 일부 범죄 조직에서 나타난 강제 동원 및 인권 침해 사례를 반영한 조치다.
이번 법안은 단속 강화와 함께 ‘선의의 피해자 보호’에도 초점을 맞췄다. 범죄 조직이 임대한 건물에서 불법 행위가 발생하더라도, 건물주가 이를 인지하거나 공모했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는 한 재산을 몰수하지 않도록 했다. 릿 장관은 “이 법은 무고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캄보디아 정부가 이처럼 강경 대응에 나선 배경에는 온라인 사기 범죄의 급격한 확산이 있다.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와 글로벌 안티 스캠 연합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사이버 사기 피해 규모는 약 4420억 달러에 달한다. 마약 밀매나 인신매매 등 기존 초국경 범죄를 넘어, 온라인 사기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범죄 유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캄보디아 역시 이러한 범죄 조직의 거점으로 지목되며 국제적 비판에 직면해 왔다. 최근 캄폿에서 발생한 한국인 피살 사건이 온라인 사기 조직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인 관광객들의 항공권과 호텔 예약 취소가 이어지는 등 관광 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릿 장관은 “온라인 사기 범죄는 국가의 명성과 국제적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며 “이번 법안은 범죄 조직을 해체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촘촘한 법적 그물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온라인 사기와의 싸움은 최우선 과제”라며 “국민들도 의심스러운 활동을 적극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정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