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드라이브는 베트남 드립 커피인 핀 커피로 시작 되었다.
바삭강의 섬인 꼬안롱짼. 섬 이름으로 보아서는 안롱은 심연이나 수심이 깊다는 뜻이니 물길이 깊어 접근하기 힘든 섬인데, 왜 중국(인)인 짼이 이름에 들어갔을까가 궁금할 뿐이었다. 지금 중국인들 같아서는 메콩강의 바로 옆에 혹은 왕궁의 바로 앞에 살 것 같은데, 왜 메콩강의 지류인 바삭강이 굽으면서 퇴적된 모래섬에 중국인 혹은 중국(짼)이라는 명칭이 들어간 계기가 궁금했다.
메콩강의 지류인 바삭 강(Bassac River, ទន្លេបាសាក់)의 명칭은 산스크리트어 어원과 캄보디아의 역사적 배경이 결합된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산스크리트어 사크티(Sakti)에서 유래한 크메르어 사(Sak, សក្តិ)에 남성 또는 권위를 뜻하는 접두사 빠(Pa)가 붙어 형성되었다. 이는 이 강이 지난 강력한 수량과 지리적 중요성을 상징하는 것이다.
과거 라오스 남부와 캄보디아 북부를 통치했던 ‘참빠삭 왕국’의 이름에도 동일한 ‘사(Sak)’가 포함되어 있다. 이는 이 지역 전체에서 ‘바삭(Bassac)’이라는 단어가 고귀한 지명에 사용되었음을 보여준다(현재 참빠삭은 라오스 최남단 주의 이름이며, 캄보디아와 접경해있다).
‘바삭’이라는 이름은 단순히 강 이름에 그치지 않고 캄보디아의 대표적인 전통 연극인 ‘라콘 바삭(Lakhon Bassac)’의 기원이 되었다. 20세기 초 바삭 강 유역(현재의 베트남 남부 캄푸치아 크롬 지역)에서 발전한 이 예술 형식은 강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라콘 바삭 공연 모습
신기하게도 섬으로 들어가자 어디선가 향긋한 과일향이 나기 시작했다(과거에는 나룻배로만 들어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다리를 통해서 차로 들어갈 수 있다).
용안이다.
한국과 중국에서는 용의 눈을 닮았다고 해서 용안(龍眼)으로 불리고, 캄보디아에서는 당도가 높고, 향이 좋아서 플라에 미언(Phlae Mean, ផ្លែមាន)이라고 부르는 과일이다. 플라에는 과일을, 미언은 있다(Have)’ 혹은 ‘풍요’를 뜻한다. 열매가 송이째 풍성하게 열리는 모습이 부와 소유를 상징한다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캄보디아 꼬언롱짼의 용안(플라에 미언) 나무
과수원 그늘에서 강을 바라보면서 한참을 쉬다가 얼음을 사서 가는 아저씨를 만나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섬에서 나는 용안이 프놈펜 시장에서 유명하며, 시장에서 사람들이 용안을 살 때 이 용안이 꼬언롱짼에서 난 것이냐고 묻는 것이 다반사라는 것이다.
얼음이 녹을까봐 아저씨와 걸으며 몇 마디 못 나누고 아쉽게 헤어지려는 순간, 아저씨는 재미있는 말을 했다. 이곳 섬 근처 깊은 물의 와류 때문에 예전에 중국 배가 좌초되어 배에 있던 씨앗들이 섬에 뿌려져서 용안이 자라나게 되었다는 전설같은 이야기였다. 더 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속절없이 녹고 있는 얼음 때문에 더 이상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다.
그래 중국 사람들이었다면, 육로가 아니라 메콩강을 거슬러와서 물건을 팔았을 것이다. 지금도 타오바오와 알리익스프레스로 캄보디아에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니, 당시에도 그랬을 것이다.
섬의 동쪽은 차로 일이십분이면 둘러볼 수 있었다. 서쪽도 가보고 싶었지만, 다음을 위해서 남겨두었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중 나는 다시 한번 알게되었다. 그래 이 섬을 이제 관통하게 된 도로 이름이 시진핑 도로였지.
이마를 탁치게 만드는 재미있는 우연과 인연이었다. 그것이 바로 강이 만드는 교류와 나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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