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칼럼] 네이비 씰, 그들이 남긴 ‘수송기 폭파’의 의미

미 해군특수부대 ‘네이비 씰(Navy SEALs)’. 바다(Sea), 하늘(Air), 땅(Land)의 앞글자를 딴 이름처럼 그들은 지구상 어디든 침투해 불가능해 보이는 임무를 완수한다. 최근 이란 산악지대에서 F-15 장교를 구출해낸 작전은 왜 이들이 세계 최강의 특수부대로 불리는지를 다시금 증명했다.

이번 작전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대목은 퇴각 과정에서 발생한 ‘자국 수송기의 폭파’다. 조종사를 구출해 태우려던 수송기 2대가 이륙 불능 상태에 빠지자, 네이비 씰은 주저 없이 폭약을 설치했다. 적진 한가운데에 미군의 첨단 장비와 기술이 담긴 자산이 남겨져 이란군에게 탈취당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이른바 ‘부정적 자산 제거’다.

사실 이런 식의 ‘폭파 철수’는 네이

비 씰의 역사에서 종종 반복되는 비장한 선택이다. 2011년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 당시에도, 네이비 씰은 추락한 최첨단 스텔스 헬기가 적의 손에 넘어가지 않도록 현장에서 폭파했다. 국가의 비밀과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수천만 달러짜리 장비도 기꺼이 잿더미로 만드는 결단력이다.

하지만 화려한 전술 뒤에는 늘 그림자가 따른다. 네이비 씰은 지도자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가장 위험한 곳에 가장 먼저 던져지는 ‘창끝’이다.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 성공을 “대담한 승리”로 포장했지만, 정작 현장에서 빗발치는 총탄을 뚫고 수송기를 폭파하며 사선을 넘나든 것은 대원들이었다.

네이비 씰의 모토는 ‘어제보다 쉬운 날은 오직 내일뿐(The only easy day was yesterday)’이다. 하루하루가 생사의 고비라는 뜻이다. 국가를 위해 기꺼이 수송기를 터뜨리고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그들의 헌신은 숭고하다. 그러나 그들의 초인적인 능력이 통수권자의 무리한 정치적 도박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소비되는 것은 아닌지, 폭파된 수송기의 잔해는 묻고 있다. 부서진 기체는 새로 만들 수 있지만, 사지로 내몰린 대원들의 생명은 대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박정연 기자]

박 정연

Share
Published by
박 정연

Recent Posts

유튜브 조회수 600백만이 넘는 캄보디아 춤! 사라반~

'사라반(Saravan)'은 캄보디아의 3대 사교 댄스 중 하나로, 라오스 남부 지역에서 유래하여 캄보디아에 완벽하게 토착화된 경쾌한…

4시간 ago

2026년 05월 29일 캄보디아 주간 인텔 브리프

1. 금주의 핵심 메시지 [거시경제][확실성: 95%] 캄보디아 정부는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를 이유로 202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시간 ago

(프놈펜의 시간 여행) 첫번째 시리즈: 르 로얄 호텔 (Raffles Hotel Le Royal)

캄보디아 프놈펜의 시간 여행: 프랑스 식민지 시대 유산의 보존과 공간의 재구성 ​서론: 제국주의적 공간의 이식과…

3일 ago

앙코르 제1대 보존소장 장 꼬마유의 생애와 바이욘 묘비에 깃든 영원한 애수

앙코르의 침묵을 깨운 영혼의 순례자: 제1대 보존소장 장 꼬마유의 생애와 바이욘 묘비에 깃든 영원한 애수…

1주 ago

세계 2위 캄보디아 캐슈넛 수출, 11.5억 달러 달성의 비밀

캄보디아 캐슈넛 산업의 밸류체인 고도화 및 국산화 전략: 현지 사기업 육성, 정밀 원격탐사 도입, 대한민국…

2주 ago

캄보디아 최대 분류식 광고 플랫폼 Khmer24 이해하기

캄보디아 최대 분류식 광고 플랫폼 Khmer24 심층 분석 보고서: 사용자 행동 패턴, 거래 규정 및…

2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