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작전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대목은 퇴각 과정에서 발생한 ‘자국 수송기의 폭파’다. 조종사를 구출해 태우려던 수송기 2대가 이륙 불능 상태에 빠지자, 네이비 씰은 주저 없이 폭약을 설치했다. 적진 한가운데에 미군의 첨단 장비와 기술이 담긴 자산이 남겨져 이란군에게 탈취당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이른바 ‘부정적 자산 제거’다.
사실 이런 식의 ‘폭파 철수’는 네이
비 씰의 역사에서 종종 반복되는 비장한 선택이다. 2011년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 당시에도, 네이비 씰은 추락한 최첨단 스텔스 헬기가 적의 손에 넘어가지 않도록 현장에서 폭파했다. 국가의 비밀과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수천만 달러짜리 장비도 기꺼이 잿더미로 만드는 결단력이다.
하지만 화려한 전술 뒤에는 늘 그림자가 따른다. 네이비 씰은 지도자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가장 위험한 곳에 가장 먼저 던져지는 ‘창끝’이다.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 성공을 “대담한 승리”로 포장했지만, 정작 현장에서 빗발치는 총탄을 뚫고 수송기를 폭파하며 사선을 넘나든 것은 대원들이었다.
네이비 씰의 모토는 ‘어제보다 쉬운 날은 오직 내일뿐(The only easy day was yesterday)’이다. 하루하루가 생사의 고비라는 뜻이다. 국가를 위해 기꺼이 수송기를 터뜨리고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그들의 헌신은 숭고하다. 그러나 그들의 초인적인 능력이 통수권자의 무리한 정치적 도박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소비되는 것은 아닌지, 폭파된 수송기의 잔해는 묻고 있다. 부서진 기체는 새로 만들 수 있지만, 사지로 내몰린 대원들의 생명은 대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박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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